일본 IT 업계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데요. 파견 회사에서 일한다고 하면 우선 반응이 '와 힘들지 않냐? 박봉에 매일 잔업이지 않냐?'등등 많은 이야기를 듣는데요. 일본 IT의 현실과는 조금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일본 IT 회사 및 일본의 IT 산업의 구조를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일본 IT 산업은 우리나라와는 조금 차이가 있는데요. 아래에서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목차
저는 도쿄 정대리로 활동하고 있는데요. 일본 IT회사에서 가짜 개발자로 이것저것 시키는 일을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주위의 엔지니어들과 전 회사와 지금의 회사 경험, 그리고 일본 IT 업계 자료들을 바탕으로 이 글을 작성하니 일본 IT 산업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한번 읽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일본 IT는 대부분 수탁개발(외부위탁)
일본 IT 산업에서 주로 매출이 일어나는 부분은 타 업종의 시스템 개발이 대부분입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A 회사에서 사내에서 쓸 시스템이 필요하면 그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 IT 전문 인력을 고용해서 직접 만드는 것이 아니라, IT 회사 B에게 시스템 개발을 의뢰한다는 것입니다. 흔히 이를 아웃소싱 혹은 수탁개발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일본에서 외부위탁의 비율은 위 표에 나와있는 것과 같이 무려 74.4%에 달합니다. 그냥 대부분의 IT 회사원들은 고객처에 파견되어서 개발을 한다는 것이라는 결과를 보여줍니다. 이와 관련한 일본의 기사는 아래와 같습니다.
일본 기사중 발췌 아웃소스(외부위탁)에 관한 조사결과에서는 아웃소스에 대해 답변한 기업(2222) 중 74.4%(1654)가 아웃소스를 하고 있다고 응답하고 있습니다. 그 아웃소스처를 보면 86.1%가 국내에 아웃소스를 하고 있으며 해외에 아웃소스하고 있는 것은 아직 2.5%. 이것은 의외로 낮은 값으로 보입니다. 해외의 아웃소스처를 금액별로 보면 중국이 돌출해 크게 62.8%, 이어 필리핀의 5.2%, 그리고 인도의 4.6%가 되고 있습니다. |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자체 개발한 시스템을 파는 곳은 아주 드뭅니다. 쉽게 생각하면 일본 철도 회사에서 사내에서 확인하는 열차 운행 정보 등을 직접 개발할까요? 아니면 외부에 위탁을 맡길까요? 네 정답은 외부에 위탁을 맡깁니다. 일본 철도 내에도 정보 시스템부터 등의 부서가 있기는 하지만 직접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 아닌 외부 개발상황을 관리하는 부서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수탁개발(의뢰 개발)을 진행하는 곳은?
IT 시스템 개발을 의뢰하는 고객들은 아주 다양합니다. 전반적으로 국가기관, 은행, 보건, 의료, 통신, 제조, 교육 등 각계 전반에서 시스템 개발을 의뢰하는데요. 여기에서 1차 계약 → 2차 계약 → 3차 계약 → 4차 계약까지 계약이 진행되게 됩니다. 쉽게 생각하면 일을 하청을 준다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 같습니다.
・1차 계약
보통 1차 계약은 공급업체 또는 SI라고 불리는 회사를 지칭하는데요. SI업계 중에서도 대기업이 바로 이 역할을 담당합니다. 위에서 설명한 수탁개발 계약을 직접 체결한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시스템을 만들지 아니면 일부만 만들지는 상황에 따라 기업에 따라 다릅니다.
・대표적인 1차 계약 기업
NTT데이터, 후지쯔, 후지 소프트, 히타치, NEC, 도시바, IBM, CTC, TIS등
・2차 계약, 3차 계약
대다수의 중소 및 중견 기업들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1차 계약 기업으로부터 일을 수주해(하청 받아) 개발 및 운영 업무를 실시하는데요. 일본 IT 업계에서 80~9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주로 규모가 있는 중견기업(1,000~10,000명 이상의 엔지니어 보유)들이 2차 계약을 맡고 규모가 작은 중소(100명 전후의 엔지니어 보유)의 기업에서 3차 계약을 맡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인 2차 계약 기업
파솔, 테크노프로, 리쿠르토 등의 중견 기업들
・대표적인 3차 계약 기업
알려지지 않은 대다수의 중소기업들
・4차 계약
가장 많은 문제가 발생하는 4차 계약 기업들입니다. 지옥 같은 노동강도와 그에 걸맞지 않은 임금을 자랑합니다. 물론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어디까지나 '그럴 확률이 통계적으로 높다'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아주 작은 중소기업(엔지니어 10명 내외)과 일본 내에 있는 한국 기업 및 기타 해외 기업들이 이에 해당합니다.
・대표적인 4차 계약 기업
일본 내 한국 기업 및 중국, 인도, 베트남 등지의 기업들
일본 IT업계의 거의 80%에 가까운 인원들은 IT 파견회사(SI, SES)에 정사원으로 고용되어 안건에 따라 철새처럼 고객처에 파견을 가게 됩니다. 파견처는 위의 예시처럼 다양하며 흔히 알고 있는 대기업(소프트뱅크, 라쿠텐 등)에 파견을 가게 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많이 있습니다.
일본 사내 개발은 무엇을 하는가?
우리가 흔히 생각하듯 독자적인 사내의 시스템을 만들어서 고객에게 직접 판매하는 일을 하거나, 1차 계약으로 일을 따내고 그 일을 다시 재하청을 주고 주로 진척 관리를 포함한 상위 공정(요건 정의, 설계 등)을 담당하게 됩니다. 보통 계약으로 따낸 일 그리고 사내에서 진행하는 IT 사업을 같이 진행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일본 IT 개발자 수명은?
우리나라에서는 젊을 때 취직을 하여 직책이 올라가지 않으면 더 이상 회사에 남기가 힘듭니다. 하지만 일본의 IT 산업은 그 독특한 구조 때문인지 백발의 코더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구조입니다. 물론 일본에도 나이가 있으면(30대 중반에서 40대) 상위 공정으로 가는 것을 회사에서 추천하고 실제로도 많이 그렇게 직책 변경이 일어납니다만, 상위 공정이 맞지 않는다던지 무리하지 않고 그냥 아름아름 개발하는 그저 그런 개발자로 남고 싶다고 희망하는 경우도 적지 않게 있습니다. 이럴게 정년퇴직(60~65세)까지 보통의 코더(개발자)로 일 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일본의 보수적인 사회 문화가 한몫을 합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굉장히 오래된 언어 예를 들면 코볼 같은 구시대의 유물로 돌아가는 시스템이 2022년 현재에도 꽤나 종종 있습니다. 그럼 그 시스템을 유지 보수해야 하는 인원들이 필요한데요. 당연히 예전에 그런 개발을 해본 낡은(?) 개발자를 선호하게 됩니다. 그렇기에 그러 그런 개발자로 살아가는 것이 일본에서는 결코 허황된 꿈이 아닙니다.
일본 IT 취직?
우리나라에 일본 취업 코스들이 엄청나게 많이 생긴 걸로 알고 있습니다. 확실히 그 코스들을 통해서 일본으로 넘어오는 것이 IT와 일본어를 아예 모른다면 제일 빠른 길일 것입니다. 하지만 IT학과생인데 일본어를 취미로 한다던지 아니면 일본어 학과인데 IT로 프로젝트를 진행해 본 적이 있으시다면 굳이 일본 취업 코스 학원을 들어갈 필요가 없습니다.
일본 취업 사이트 등에서 구인 글들을 확인해보고 직접 지원하는 것이 오히려 더 빠를 가능성이 많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일본은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 구인란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대부분의 취업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기업들은 IT 중소기업으로 3차 계약을 주로 하는 기업들이 많이 있습니다.
IT 경험이 아주 미약하게라도 있으시다면 일본에 쉽게 오실 수 있습니다. 일본어만 따로 공부하셔서 JLPT N2 정도만 취득하면 취업을 수월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다만 연봉 등이 한국의 대기업들에 비하면 높지 않으니 일본 IT 평균 연봉 등을 잘 알아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일본 IT 회사 추천
솔직하게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일본에 있는 한국계 회사는 80~90% 확률로 그냥 블랙입니다. 3~4차 계약을 맡고 있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일본 IT 파견 특유의 '내 기술로 할 수 있는 만큼만 일 한다.'라는 오묘한 느낌으로 일하기 힘들 확률이 상당히 높습니다. 신입을 2~3년 경력 사원으로 속여서 고객처에 파는 일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납니다.(최소 일본계 중소기업만 되어도 들어본 적도 없는 일입니다.)
본인이 IT와 일본어 중 어느 것도 실력이 없고 이제부터 공부를 해서 가야 하고 현재 나이가 30대이시라면 한국계 회사라도 우선 취직을 한 다음에 2차 혹은 1차 계약처 아니면 외국계 회사로 이직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습니다.
물론 소프트뱅크, 라쿠텐, 소니 등을 갈 수 있는 스펙(일본 이공계 대학 졸업 수준 및 20대 중반 이하의 나이)이라면 1차 하청이나 순수 자체 개발을 하는 회사로 바로 가시는 게 제일 좋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일본 취업을 하는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그런 수준이 아니시라면 차라리 테크노 프로 같은 2차 계약처를 주로 하는 인력 파견 업체 중에 규모가 있는 회사를 가시는 게 최선일 수 있습니다.
테크노 프로 입사를 희망하신다면 사내 추천 제도를 입사해 보시는 것을 노려보실 수도 있겠습니다. 경력이 있으시다면 테크노 프로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모션을 이용하여 입사 지원금 등도 지원받고 수월하게 입사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 서류 전형을 넣고 연봉만 확인을 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그럼 일본 IT업계에 대한 전반적인 오해가 조금을 풀렸기를 바라면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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