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는 100만원이 넘는 초등학생 가방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명품백 뺨을 치는 엄청난 가격인데요. 바로 '란도셀'이라는 가방입니다. 정해진 규칙을 따르는 것을 좋아하는 일본에서는 거의 모든 초등학생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도 일본에 와서 초등학생들이 다들 같은 가방을 메고 가는 걸 보고는 학교에서 보급(?)해주는 줄 알았는데요. 알고 보니 초등학생 가방은 란도셀이라는 공식이 일본 사회에 암묵적으로 정해져 있었습니다. 심지어 란도셀로 인해서 왕따도 일어나는 등 사회 문제로까지 떠오르는 이 가방, 란도셀의 정체와 가격 그리고 란도셀을 매는 이유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일본의 초등학생 국민가방 란도셀이란?
위 사진은 일반적인 란도셀의 형태이며, 일본 애니메이션 등을 즐겨보셨던 분이라면 어디서 많이 본듯한 느낌을 받으실 수 있는데요. 란도셀의 형태는 브랜드와 상관없이 저 형태로 대동소이합니다. 란도셀의 유래는 무려 100여 년 전, 네덜란드에서 일본으로 서양 군대 제도가 전해지면서입니다. 군 장병용 배낭형 가방 '란셀'에서 유래된 단어라고 합니다.
본격적으로 란도셀이 유행을 타기 시작하는 것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그 '이토 히로부미'가 '다이쇼 덴노'에게 선몰로 군용 란도셀을 본떠서 만든 가죽 가방을 선물해 주면서 부터입니다. 그 이후 '황태자가 사용하는 가방'으로 프리미엄이 붙어 부모들 사이에 큰 인기를 얻게 되며, 이것이 일본의 경제성장기와 맞물려 195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초등학생의 국민가방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사진과 같이 두꺼운 가방이며 보통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6년간 사용하는 가방이 됩니다.
2. 란도셀 가격
모든 초등학생이 약속이라도 한 듯이 메고 다니는 가방이니 가격이 저렴할 것도 같은데요. 란도셀은 저렴해도 30만 원에서 100만원 이상까지 가격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보통 인조가죽, 천연가죽을 사용하고, 장인이 한 땀 한 땀 정성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실 공장에서 생산되는 란도셀도 10만원~30만원대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죠. 한국의 강남에 해당하는 긴자의 란도셀 매장에는 100만원에서 200만원대의 란도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위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보통 인기가 있는 가격대는 50만원~70만원대가 제일 선호된다고 합니다. 30만원대 이하는 가죽이 아닌 플라스틱 제품이 사용되기 때문에 눈으로 보기에도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3. 란도셀을 쓰는 이유
1. 지진, 교통사고 등의 비상시 재난대비 기능
란도셀은 가방을 튼튼한 가죽으로 만들고 가방 안에 철판이 부착되어 있어, 지진 및 유사시 머리를 보호할 수 있게 제작된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일본의 초등학교 지자체에서 란도셀을 메고 다니는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2. 6년간의 무료 AS
일본인에게 란도셀은 '초등학교를 입학할 때 한번 사면 초등학교 졸업 때까지 쓰는 물건'으로 인식되어 있습니다. 그 때문에 AS는 당연한데요. 보통 6년 무료 AS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브랜드에 따라서는 마치 자동차 수리 서비스처럼, AS시에 무료로 자사의 다른 란도셀을 대여해주는 곳도 있습니다.
3.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
인구감소가 란도셀과 무슨 상관이냐고 할지 모르겠습니다만, 일본은 고령화 저출산 사회입니다. 현재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더욱 심각하죠. 그 때문에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하나밖에 없는 손자, 손녀의 입학 선물로 란도셀을 사주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주위의 일본인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보통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선물로 받는 경우가 제일 많다고 합니다.
4. 왕따 문제
일본 경제가 호황일 때 이미 전국으로 란도셀이 퍼져, 이제는 초등학생이 무조건 메야하는 가방으로 인식되는 란도셀인데요. 이 때문에 학급에서 란도셀이 아닌 다른 가방을 메고 오는 초등학생은 동급생으로부터 집단 따돌림(왕따)을 당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있습니다. 부모들도 당연히 이런 경우를 알고 있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란도셀을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본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이를 예방하고자 지역 공장과 연계하여 란도셀을 신입생 전체에게 지급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일본의 고급 초등학생용 가방 '란도셀'을 알아보았습니다. 아무리 인체공학적인 디자인으로 설계되어 있고, 비상시의 재난에도 대비를 할 수 있다고 하여도, 너무 비싸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인체공학적인 디자인이라고 하여도 가방의 무게가 1.5kg 정도 되기 때문에 초등학생이 들기에는 버거운 무게이기도 합니다. 사실 아무리 좋은 가방을 메고 다녀도, 좋은 성적이 나오진 않는데요. 우리가 이해하기 힘든 일본의 한 문화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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