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일본을 리뷰하는 '도쿄 정대리'입니다.
드디어 그가 왔습니다. 한국에서 이미 밈(콘텐츠, 놀이 문화 등을 지칭)이 되어버린 '펀쿨섹좌' 일본의 정치인 고이즈미 신지로입니다. 이번에는 펀쿨섹좌 소개, 유명한 명언, 독특한 화법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펀쿨섹좌란?
고이즈미 신지로는 자민당 소속의 정치인으로서, 한국의 '환경부 장관'에 해당하는 일본 '환경대신'입니다. 전 일본 총리였었던 고이즈미 준이치로의 후광과 준수한 외모 등으로 아베를 이을 제2의 총리 후보로 거론될 만큼의 정치인이었죠. 그런 그는 취임 직후 2019년 뉴욕에서 열린 유엔 기후 정상회의 전날의 기자회견에서 한 발언으로 단숨에 펀쿨섹좌로 등극하게 되었으며, 그 모든 것은 바로 이 하나의 질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Q : '기후변화에 어떻게 대처할 생각이신가요?'
A : It gotta be fun, It gotta be cool, It gotta be sexy too 재미있게! 쿨하게! 섹시하게!
네 그렇게 그의 전설은 시작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마지막 섹시의 대목에서는 드라마 미생의 '한석율'이 PPT를 보며 '섹시하지 않다'며 지적하는 장면이 생각났었습니다. 그렇습니다 기자회견장에서 드라마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예능 방송에서 볼 법한 대응을 보여준 그의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하지만 그의 행보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아니 사실 이제 시작되었을 뿐이었죠. 기자회견 이후 논란에 휘말리자, 기자들이 다시 고이즈미에게 질문을 하게 됩니다.
Q : '섹시가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건가요?'
A: '설명하는 것 자체가 섹시하지 않다. 촌스러운 설명은 필요 없다'
그렇습니다. 혼란스러워지면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무언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맥락과 맞지 않는 대답을 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정치가였던 누군가의 화법을 떠올리게도 합니다. 당당한 대답에서 느낄 수 있듯이 구체적인 내용 없이 계속적으로 딴 소리를 하는 것이 '펀쿨섹좌' 고이즈미 신지로의 특징이며, 밈으로까지 소비되게 된 인기 비결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2. '펀쿨섹좌' 어록
일본 내에서는 그를 가리켜 시 화법의 대가라고 지칭하고 있습니다. 마치 시의 그것과도 같이 한 번에 이해하기 힘든, 무엇인가를 은유적으로 함축한 것 같은 내용 그리고 시의 동음 반복과 유사한 화법 때문입니다. 그는 이런 '대가'라는 별명까지 얻을 정도로 많은 어록들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펀쿨섹좌'의 주옥과도 같은 어록들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앞서 소개하였던 유엔 기후 정상회의 당일날 화석 연료와 관련된 질의응답입니다.
Q : '앞으로 석탄 연료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실 건가요?'
A: '줄이겠다. 제가 지난주에 취임을 해서...'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이 구체적인 질문에는 굉장히 난처해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하지만 저 정도의 대답은 사실 준수한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매일 스테이크를 먹고 싶다는 발언이 지구 온난화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비판을 받자
Q : 환경상으로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정리 좀 해서 말해주세요
A : 자... 모두에게 들키지 않게 스테이크 먹는 것이 가능할까요?
이쯤 되면 기자들이 잘못한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 대답을 보면 스테이크에 대해 거의 집착을 가지고 있는 환경부 장관에게, 본인 위치에 맞지 않는 발언의 책임을 묻는 것 자체가 실수였다고 느껴질 정도이죠. 아래 사진을 보면 그 생각이 더욱 명확해집니다.
저 밝은 미소를 보는 순간 그는 그저 스테이크를 좋아하는 한 남자일 뿐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아래 영상으로 보시면 인터뷰들을 보시면 더욱 느낌이 오실거라 생각됩니다.
사과 관련 논란
지역구 후원회에 참가하느라 정부 주최 코로나 대책회의에 불참하여 많은 비판을 받게 된 일이 있습니다. 그 논란을 국회에서 사과하는 펀쿨섹좌 입니다. 사과를 하였지만,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비판을 받자 다시 그 특유의 '시' 화법이 다시 등장합니다.
Q : '후쿠시마현 바깥에도 방사는 처리장을 둔다는 약속의 근거는 무엇입니까?'
A : 하겠습니다. 그것이 약속이니까.
비장한 얼굴, 잠깐의 끄덕임과 미소, 단호한 결의로 질문에 전혀 맞지 않는 엉뚱한 대답을 하고 있습니다.
듣는 사람을 혼란에 빠트리는 파격적인 화법
'정치 아이돌'이라는 호칭에 어울리는 잘생긴 얼굴이 무색하게, 한치의 오차도 없이 완벽하게 다른말을 하는 능력자입니다. 그의 화법은 듣는 사람들로 하여금 혼란에 빠지도록 하는 묘한 힘이 있습니다. 괴이한 행동들로 인해 차기 총리 순위에서 조금은 멀어져 버린, 정치인 보다는 연예인이 어울리것 같은 일본의 환경부 장관 '펀쿨섹좌' 고이즈미 신지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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